같은 출근길, 새로운 한강… 일상을 작품으로 만드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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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사진작가의 한강 기록으로 생각하는 시야·관점·감성, 그리고 아카이브의 가치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자양역으로 향하는 전동차 안에서 청담대교를 건너며 촬영한 한강 풍경.”
협회로 출근하는 전철 안에서 한강을 바라본다. 매번 지나가는 길이지만, 창밖의 풍경은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른쪽 창가에서 만나는 풍경과 왼쪽 창가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조금 옮기는 것만으로도 익숙한 출근길에 새로운 장면이 열린다.
이번 사진은 그 길에서 만난 한강의 가을을 담은 기록이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던 순간에 눈길을 주고, 마음이 머무는 장면을 앵글에 담았다. 일상의 풍경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한 장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사진은 특별한 장소를 찾아 떠나는 데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도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순간을 선택하며, 무엇을 느끼는지에 따라 자신만의 사진이 만들어진다. 내게 출근길의 한강은 그러한 시선을 실천해 보는 가까운 촬영장이자, 계절의 변화를 배우는 공간이다.
이 시선을 꾸준히 이어 간다면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의 한강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을 수 있을 것이다. 하루의 사진에는 그날의 발견이 담기고, 일 년의 사진에는 계절의 흐름이 쌓인다. 그 기록이 오래 이어지면 한 사람의 출근길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자연의 변화를 보여 주는 아카이브가 될 수 있다.
오늘도 같은 길을 간다. 그리고 그 길에서, 어제와 다른 한강을 만난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서 자양역으로 향하는 전동차 안에서 청담대교를 건너며 촬영한 한강 풍경.”
필자의 시선 | 일상을 작품으로 만드는 시야·관점·감성
이경희 작가의 출근길 한강 촬영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발견을 기록으로 이어 가려는 태도다. 이를 사진교육의 언어로 풀어 보면 ‘작가적인 시야·관점·감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작가적인 시야는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장면을 발견하는 눈이다.
매일 지나치는 풍경에서도 빛과 계절의 변화, 사물의 관계와 작은 차이를 알아보는 힘이다. 전철의 한쪽 창밖에만 머물던 눈길을 반대편으로 옮겨 보는 것처럼, 보는 범위를 넓히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작가적인 관점은 무엇을, 왜, 어떻게 담을 것인지 정하는 자신의 생각이다.
같은 한강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계절을, 누군가는 도시의 변화를, 또 누군가는 출근길의 마음을 담는다. ‘나는 이 풍경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주제를 만들고, 한 컷 한 컷을 서로 연결해 준다.
작가적인 감성은 눈앞의 장면에서 느낀 마음을 사진으로 전하는 힘이다.
가을 풍경에서 느끼는 평온함과 쓸쓸함, 하루를 시작하는 설렘처럼 자신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빛과 색, 구도와 촬영 순간에 담아내는 일이다. 보는 사람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포개어 볼 수 있을 때 사진은 공감을 얻는다.
필자는 이 세 가지가 발견하고, 의미를 정하고, 마음을 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이 더해지면 개별 사진은 하나의 작업으로 자라난다.
촬영 날짜와 장소, 그날의 느낌을 짧게라도 남겨 두면 사진이 지닌 이야기는 더욱 또렷해진다. 그렇게 쌓인 기록은 나만의 사진전이 되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한 시대의 생활과 풍경을 돌아보게 하는 아카이브가 될 수 있다. 일상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일이 곧 작품의 시작이며, 그 시선을 지속하는 일이 기록의 가치를 만든다.
사진교육에서도 이러한 습관을 함께 나누고 싶다.
가까운 일상에서 주제를 찾고, 같은 대상을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 컷마다 자신이 느낀 의미를 담아 보는 일이다. 그렇게 모은 사진은 자신만의 작은 사진전으로 이어지고, 다른 사람들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진 이경희 | 사진작가·(사)한국프로사진협회 회장
글·해설 나영균 | 사진작가·(사)한국프로사진협회 기획위원장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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