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흥법 제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과 실익으로 완성할 때”
페이지 정보
본문
(사)한국프로사진협회 (회장 이경희) 사진진흥위원회 김하영 위원장에게 듣는다.
【 기획 취지 】
오랜 시간 전국 사진인들이 한마음으로 염원해 온 '사진진흥법'이 마침내 제정되었습니다. 하지만 법 제정이라는 결실 뒤에는 '이를 어떻게 현장의 실질적인 혜택으로 바꿀 것인가'라는 더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법 제정의 최전선에서 뛰어온 김하영 사진진흥위원장을 만나, 법 제정의 의의와 문체부 실태조사 착수에 따른 협회의 대응 전략, 그리고 회원들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미래 청사진을 들어보았습니다.

▲ (사)한국프로사진협회(회장 이경희) 사진진흥위원회 김하영 위원장이 제67회 국제프로사진세미나에서 사진진흥법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Q1.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사진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사진진흥법'이 마침내 제정되었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요, 이번 법 제정이 사진계에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A. 김하영 위원장 : 사진진흥법 제정을 위해 정태민회장당선인과 국회와 정부 부처를 쉼 없이 찾아다니며 현장의 절박함을 알렸던 수많은 시간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사진은 단순한 예술 장르를 넘어 문화이자 산업이며 국민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는 귀중한 사회적 자산입니다. 이를 법적으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결국 사진계 전체가 힘을 모아 새로운 정책적 기반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법 제정이 사진계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사진산업이 저절로 발전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법에 근거한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실태조사, 예산과 구체적 사업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제 우리 협회의 역할은 ‘사진진흥법을 만든 협회’에서 ‘사진진흥법을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실행해내는 협회’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Q2. 법 제정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즉각적인 변화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진 분야 실태조사' 착수를 꼽으셨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 분기점인가요?
A. 김하영 위원장 :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사진 분야 실태조사 및 사진진흥 중장기 정책 연구」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단기 연구용역 하나가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사진이 국가 문화정책 안에서 ‘독립된 정책 대상’으로 공식 안착하는 역사적인 과정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정부를 상대로 정책을 건의할 때마다 가장 큰 벽에 부딪혔던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전국 사진관이 몇 개소인가?”, “산업 규모와 종사자 수는 얼마인가?”, “AI 시대에 현장이 겪는 위기와 필요 교육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시할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국가 단위 기초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이번 실태조사는 바로 그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진 정책의 든든한 뼈대를 세우는 첫 번째 기회이자 결정적 분기점입니다.
Q3. 이번 실태조사와 정책 연구 과정에서 우리 협회가 집중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김하영 위원장 : 핵심은 단 하나, “현장의 목소리를 객관적인 정책 데이터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협회는 전국 방방곡곡의 사진관과 사진인들을 하나로 잇는 전국 조직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어떤 학술기관이나 외부 연구기관도 쉽게 갖출 수 없는 우리 협회만의 가장 강력한 자산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사진관이 너무 어렵습니다”라는 하소연에 머물러서는 정부를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전국 사진관의 실제 경영 환경, AI 기술의 현장 도입 실태 및 애로사항, 스튜디오 현장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재교육 분야, 청년 사진인의 진입 장벽과 지역 사진문화의 사회적 가치 등을 정밀하게 조사하여 정책적 근거 데이터로 정부에 제시해야 합니다. 정부 정책을 이끌어내는 힘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책적 논리에서 나옵니다.
Q4. 그렇다면 법 제정과 정책 연구를 통해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첫 번째 실익'은 무엇이 될까요?
A. 김하영 위원장 : 가장 빠르고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사진 전문인력 양성사업’입니다.
AI와 디지털 전환의 파고 속에서 사진산업에는 완전히 새로운 교육 체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통적인 촬영 테크닉만 가르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 생성형 AI 툴 활용 및 디지털 이미지 워크플로우
• 사진 저작권 및 초상권·개인정보 보호 실무
• 사진 아카이빙 및 디지털 자산 관리
• 스마트 고객관리와 온라인 마케팅
등 현장 사진관들이 당장 영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무 교육이 절실합니다. 문체부가 향후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할 때, 우리 협회가 전문인력 양성기관 또는 교육사업 수행기관으로 참여하는 기반을 만들 것입니다. 이는 타 부처와의 복잡한 조율 없이 문체부 진흥 정책 내에서 곧바로 추진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5. 교육 외에도 회원 스튜디오와 지역 지회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업 기회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A. 김하영 위원장 : 물론입니다. 두 번째 실익은 ‘사진문화 공모사업의 확대’입니다.
사진진흥법의 핵심 취지 중 하나는 사진문화의 발전과 향유입니다. 향후 문체부 주관의 국비 공모사업 형태로 지역 사진문화사업, 청소년 사진교육, 사진 기록문화 및 아카이브 사업, 세대 간 사진 기록사업, 지역 사진문화 축제 등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전국 조직망을 갖춘 우리 협회가 이를 주도적으로 기획·수행하거나 지역 지회 및 회원 사진관들과 연계한다면, 회원들에게 직접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및 창작 기회가 창출될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실태조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정기적인 조사 체계로 정착시켜 협회의 정책적 위상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Q6. 신분증 사진 규격 제도 개선이나 사진관 인증제 등 현장의 민감한 숙원 과제들도 많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지요?
A. 김하영 위원장 :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공공 신분증 사진 제도 개선, 사진관 인증제, 공공기관 촬영 제도 정비 등은 회원들의 생계와 직결된 핵심 과제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들은 행정안전부, 외교부, 경찰청 등 다부처 간의 법령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당장 단칼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책의 순서와 전략’을 영리하게 세워야 합니다.
단번에 모든 것을 요구하기보다, 우선 문체부 내에서 실현 가능한 교육사업, 문화사업, 실태조사, 아카이브 사업을 성공시켜 확실한 정책적 실적을 축적해야 합니다. 그렇게 쌓인 정부와의 신뢰와 객관적 통계를 지렛대 삼아 타 부처와의 제도 개선 협상 테이블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강력하고 현실적인 돌파구입니다.
Q7. 앞으로 정부와의 관계에서 협회가 가져야 할 가장 본질적인 정체성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김하영 위원장 :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사진진흥법을 단순히 ‘정부 지원금을 타내는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접근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협회를 수많은 이익집단 중 하나로만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의 방향성은 명확합니다. 협회는 ‘사진산업의 최전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최고의 전문 정책 파트너’여야 합니다. 정부가 사진 관련 정책을 입안할 때 “한국프로사진협회와 상의하면 현장을 정확히 알 수 있다”라는 절대적인 신뢰를 얻어내는 것, 그것이 장기적으로 우리 회원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보호막이자 실익입니다.
Q8. 마지막으로, 사진진흥위원회가 추진할 핵심 목표와 함께 전국의 회원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김하영 위원장 : 앞으로 우리 협회 사진진흥위원회는 다음의 5대 핵심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 사진진흥위원회 5대 실천 과제 1. 사진산업 통계 데이터 확보 : 국가 공인 실태조사를 통한 객관적 기초 데이터 구축 2. 전문인력 양성기관 구축 : AI·디지털 전환 시대 맞춤형 실무 재교육 체계 확립 3. 사진문화 국비 공모사업 창출 : 회원 스튜디오와 지역 지회가 주체가 되는 지원사업 확보 4. 기록문화 및 아카이브 확대 : 지역사회와 세대를 잇는 공공 사진 기록사업 주도 5. 정부 대체불가 정책 파트너 확립 : 단순 지원 요구를 넘어 정책을 직접 제안하는 위상 정립 |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법 제정의 환호는 어제로 족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닌 '냉철한 실행력'입니다. 사진진흥법이라는 소중한 도구를 회원 여러분의 스튜디오 현장을 바꾸고 권익을 신장시키는 실질적인 열매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협회가 추진하는 실태조사와 정책 사업에 아낌없는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힘을 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회원의 생각을 하나로 모을 때 협회의 새로운 길이 열린다”
김하영 사진진흥위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한국프로사진협회(회장 이경희)의 발전은 몇몇 임원이나 위원회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협회의 모든 사업과 정책은 회원들의 현실적인 요구에서 출발해야 하며, 회원이 직접 참여하고 힘을 보탤 때 비로소 현장에서 필요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산업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촬영시장의 다변화, 저작권과 업권 문제, 사진진흥법 시행 준비 등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협회가 회원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고, 현장의 어려움과 바람을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경희 협회장 역시 앞으로 협회가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고 조직을 유지하는 역할을 넘어,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 기회를 발굴하며 사진인의 전문성과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방향을 갖고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진흥법 시행에 따른 정책 대응을 비롯해 사진산업 기초자료와 회원 전문분야 데이터 구축, AI와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교육, 회원과 사진관의 홍보·브랜딩 지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사업 참여 확대, 지회 및 회원 간 정보교류 활성화 등은 앞으로 협회가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협회 내부의 구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과 필요한 지원, 협회에 바라는 변화와 새로운 제안을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회원들의 서로 다른 생각을 듣고 토론하며 공통의 과제로 정리하는 과정이 있어야 협회의 정책도 현실성과 실행력을 갖출 수 있다.
회원이 있어야 협회가 존재한다. 협회의 주인은 회원이며, 협회의 힘 또한 회원의 관심과 참여에서 나온다. 지금은 흩어져 있는 회원들의 생각과 바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할 때다. 중앙회와 전국 지회, 각 위원회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면서 회원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그 결과를 사업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회원들께서도 협회가 무엇을 해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 협회의 변화와 발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현장의 문제를 알리고 좋은 의견을 제안하며 교육과 사업, 지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작은 실천이 모일 때 협회는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김하영 사진진흥위원장의 인터뷰가 진흥위원회의 역할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협회의 미래를 위해 회원들이 무엇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협회장과 집행부, 위원회가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회원들은 협회의 정책과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상호 신뢰의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 협회는 회원들의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 생각과 바람을 하나로 모아 공동의 목표로 발전시켜야 한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협회의 정책이 되고, 그 정책이 다시 회원의 권익과 새로운 기회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진진흥위원회가 회원과 협회를 연결하고, 현장의 의견을 정책과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회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할 때 (사)한국프로사진협회는 변화하는 사진환경을 이끌며 사진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든든한 구심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진뉴스 대표 나영균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저작권자 © 한국사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