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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버려진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47년 목공 인생 문일공방 문형식 대표, 나무·사람·환경을 잇는 목공예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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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별가사
작성일 09.05 01:39
13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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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심을 내려놓고, 나무와 사람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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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식 대표가 남산 하늘숲길에 설치된 목공 조형물과 함께 서 있다. 사진 제공=문일공방 

 

나무는 오랜 세월을 품고 있다. 곧게 자란 나무도 있고, 비바람을 견디며 굽은 나무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를 다한 폐목재일 수 있지만, 목공예가의 손을 만나면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문일공방 문형식 대표는 1979년 목공의 길에 들어선 뒤 47년 가까이 나무와 함께 살아왔다. 가구와 생활소품, 공공 목공 조형물을 만들고 주민·학생에게 목공을 가르쳐 온 그는 이제 목공을 생업의 영역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환경, 예술을 연결하는 매개로 넓혀가고 있다.


나무와 함께 살아온 시간, 사람을 향하는 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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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식 대표가 야외 목공 조형물에 색을 입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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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일공방에 전시된 목공 조형물과 작업공간. 사진 제공=문일공방 


 

문 대표는 사업의 많은 부분을 아들에게 물려준 뒤 물질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이 가진 경험과 기술을 지역사회와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오랜 시간 치열하게 일해 온 만큼 이제는 경제적 성과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가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신뢰다. 새로운 만남과 협업을 서두르기보다 서로의 생각과 성품을 충분히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한 번 신뢰가 형성되면 작업공간과 기술, 경험을 기꺼이 나눈다. 이러한 신중함과 따뜻함은 문 대표가 목공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아 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드는 예술’

문 대표는 구본준 작가, 지정열 작가와 작은 예술공동체를 꾸려 문일공방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작업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표가 목공의 구조와 제작을 맡고, 동료 작가들은 단청과 채색 등 각자의 전문성을 보태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사람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뜻과 성품이 맞는 이들과 천천히 관계를 쌓겠다는 생각에는 경쟁보다 협력,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 대표의 철학이 담겨 있다.


기술을 나누고, 다음 세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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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식 대표가 문일공방에서 목공의 기초와 나무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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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이 문 대표의 지도를 받으며 목공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일공방 

 


문 대표의 활동은 작품 제작에 그치지 않는다. 2018년부터 고등학교 진로특강을 시작해 서울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노원에코센터, 남북하나재단, 중학교와 지역기관 등에서 나무 이야기와 목공예 강의·체험학습을 진행해 왔다. 노원구 동네배움터 목공예 소품·작품 만들기 수업도 계속하고 있다.



그가 가르치는 것은 공구 사용법만이 아니다. 나무를 아끼는 마음, 재료의 성질을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 함께 작업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까지 전하려 한다. 목공이 먼지와 소음, 육체노동을 동반해 젊은 세대의 진입이 쉽지 않은 현실도 솔직하게 인정한다.



사라져가는 기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문 대표는 2019년 목공체험지도사 자격을 취득했고, 2024년에는 대한민국명장 제471호 목공예 기영락 명장의 목재접목기법·디자인 적용·목공예 기술을 이수했다. 오랜 현장경험에 체계적인 교육과 기술을 더해 후진 양성과 지역 목공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수제자 양성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한 사람에게 기술을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대학·지역기관과 연계한 체험과 교육을 통해 목공의 가치와 가능성을 넓게 알리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버려진 나무에서 시작되는 친환경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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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식 대표(오른쪽)가 공방에서 목공 장비 사용법을 김영철 연기자에게 지도하며 함께 작업하고 있다. 사진=문일공방 

 


문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업 가운데 하나는 버려진 나무와 자투리 목재를 활용한 친환경 목공 조형물 제작이다. 나무의 결, 색, 상처와 형태를 살펴 새로운 쓰임을 찾아주는 것이 목공예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인터뷰에서 문 대표는 2026년 8월 말 나비정원 연못에 버려진 나무를 활용한 친환경 조형물을 설치해 방문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폐목재 재활용과 탄소중립을 주제로 대학과의 협업 가능성을 논의하며, 목공예를 환경교육과 지역문화, 청년·후진 양성으로 연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과 수제 액자가 만나 하나의 작품으로

나영균 대표는 목공 조형물을 고화질 사진으로 기록해 작품사진과 엽서, 지역문화 기념품으로 확장하고, 문 대표가 빈티지 소재로 제작한 수제 액자와 결합한 합작품을 기획하자고 제안했다. 사진의 주제와 색감, 촬영 장소의 이야기까지 고려한 액자를 제작한다면 두 작가의 시간과 철학이 함께 담긴 하나뿐인 작품이 될 수 있다.


예술의 가치가 지역사회로 돌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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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일공방이 지역 주민을 위해 목재 휴대전화 거치대 100개를 준비해 나눔을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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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표와 관계자들이 직접 제작한 목재 거치대를 지역사회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일공방 

 


문형식 대표가 말하는 사회환원은 거창한 구호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실천하는 데 가깝다. 자투리 나무를 생활소품으로 되살리고, 주민에게 목공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직접 만든 물품을 이웃과 나누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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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과학기술대학교 CADO 건축봉사단의 지역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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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DO 사회공헌위원회가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라면 나눔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문일공방 

 

 

문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CADO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건축봉사와 취약계층 지원에도 참여해 왔다. 2005년에는 하나원 새터민 지원활동으로 감사패를 받았고, 이후에도 지역기관·학교와 연계한 교육과 나눔을 이어왔다.



이번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예술이 개인의 성취와 판매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과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폐목재 조형물과 환경사진을 활용한 교육·전시, 자투리 목재를 이용한 친환경 소품 개발 등도 이러한 공익적 방향에서 천천히 검토하기로 했다.



문형식 대표 주요 이력

목공 경력 / 1979년~현재 | 문일목재공방, 47년 목공예 활동


현재 활동 / 노원구 자연휴양림 수락휴 대표작가 · 노원구 주민자치회 문화예술체육분과 수석부회장


기술ㆍ자격 / 목공체험지도사(2019) · 대한민국명장 제471호 목공예 기영락 명장 기술이수(2024)


대학·자문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CADO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 공과대학 건축학부 명예위원 · 은곡직업학교 기술자문위원


교육·멘토링 / 서울시 신용보증 신규 자영업 멘토링 지도교사 · 노원구 동네배움터 목공예 강의


주요 강의 / 서울여대·서울과기대·성신여대·남북하나재단·노원에코센터·중고교 및 지역기관 목공예 특강·체험학습



인터뷰를 마치며

나무의 결처럼 천천히 이어갈 예술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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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일공방 앞에서 목공 체험 참가자들과 함께한 문형식 대표. 사진 제공=문일공방


 

문형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깊이 느낀 것은, 그가 뛰어난 기술만을 지닌 목공예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버려진 나무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과 작업공간을 동료와 지역사회에 기꺼이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



자신의 성과를 앞세우기보다 물질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는 목공을 대하는 진지한 정신과 삶의 깊이가 느껴졌다. 예술이 개인의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이웃과 지역사회에 작은 도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도 공익과 사회환원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만남에서는 목공과 사진, 수제 액자를 결합한 작품뿐 아니라 폐목재 재활용, 환경보호, 지역 문화예술 기록과 후진 양성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나의 사업을 서둘러 추진하기보다 서로의 생각과 작품세계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천천히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가자는 마음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예술에 관한 대화가 일의 관계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무와 사진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작품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에는 닮은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 함께 나눌 수많은 예술적 대화와 즐거운 만남이 자연스럽게 기대됐다.



좋은 작품을 함께 만드는 협력자를 넘어, 꾸밈없이 예술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작업에 힘이 되어주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해관계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계산보다 진심을 앞세우며, 각자가 간직해 온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오래 나눌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이번 만남은 충분히 뜻깊다.



한 장의 사진과 한 점의 수제 액자가 사진가와 목공예가의 시간과 철학을 함께 담아내는 작품으로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나무의 결을 따라 천천히 작품을 완성하듯, 서로의 순수한 열정과 예술적 공감대를 소중히 이어가며 오래도록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예술 친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사진뉴스 대표·사진작가 나영균



한국사진뉴스  siss477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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