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기 사진작가의 뷰파인더] 꿈의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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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기 사진작가의 뷰파인더] 꿈의 산책길
중앙아시아의 웅장한 대자연을 품은 키르기스스탄, 그중에서도 티 없이 맑은 숨결을 간직한 '작은케민(Kichi-Kemin)'의 깊은 곳에는 세속의 시간이 멈춘 듯한 신비로운 숲이 존재한다. 프레임을 가득 채운 숲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오른 수많은 자작나무들이다. 산을 뒤덮은 자작나무 숲의 길이는 대략 2km정도. 이 숲을 걸으며 느끼는 건강함, 상쾌함은 직접 가서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빽빽하게 들어선 은백색 기둥들은 숲 전체에 수직적인 리듬감을 부여하며 시각적인 웅장함을 선사한다.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듯 쏟아지는 찬란한 햇살은 자작나무의 하얀 표면에 내려앉아 눈부시게 반짝이고, 숲의 바닥을 빈틈없이 덮은 짙은 녹음 위로 일렁이는 빛과 그림자의 유려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빛이 닿는 곳마다 숲은 스스로 생명력을 뿜어내며 깊게 호흡한다.
화면의 우측 하단에서 시작되어 숲의 깊은 안쪽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사라지는 좁은 흙길은, 이 작품의 서사를 완성하는 핵심적인 매개체다. 사람의 발길을 고요히 기다리는 듯한 이 굽이진 오솔길은 관람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숲의 심연으로 이끌며, 현실의 경계를 넘어 비현실적인 평온의 세계로 안내하는 '꿈의 산책길'로 기능한다. 길의 궤적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자작나무 잎새들이 바람에 부대끼며 내는 서각거리는 백색소음이 귓가에 들려오는 듯한 공감각적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사진은 외국인의 렌즈에 포착된 키르기스스탄의 아름다운 원시림인 동시에, 복잡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고요하고 다정한 초대장이다. 작품을 마주하는 이들이 저 아득하고 평화로운 초록빛 명상의 길을 시선으로 거닐며, 내면의 깊은 휴식과 온전한 치유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준기 사진작가 프로필

현) (사)한국프로사진협회 회원, 기획위원
현) TJCM 미인대회수상자협회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