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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단 30초, 그리고 사진 인생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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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별가사
작성일 09.10 02:35
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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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흥주 스튜디오 촬영 _ 작품제목_ 먹빛 치마에 새긴 이야기    ▲ 원본 스튜디오 촬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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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성 배경 적용 작품


가수 이홍주의 동의를 받아 촬영한 공모전 수상작과 제미나이로 배경을 새롭게 구성한 사진



첫 번째 사진은 가수 이홍주의 음반 재킷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이홍주 가수의 허락을 받아 (사)한국프로사진협회(회장 이경희) 공모전에 출품했으며, 작품제목은 먹빛 치마에 새긴 이야기이다.  수상의 기쁨까지 얻은 뜻깊은 작품이다.

 

최근 이 사진에 어울리는 배경을 생성형 인공지능 제미나이에 요청했다. 불과 30초 만에 한복의 색감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전통 공간이 만들어졌고, 인물과 배경도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단순한 배경 하나가 던진 질문

결과는 좋았다.  역시 만족했다. 그러나 단순히 배경 하나를 바꾼 결과 앞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밀려왔다.

 암실에서 직접 인화하고 필름 위를 연필로 세심하게 수정하며 한 장의 결과물을 완성하던 시절도 지나왔다. 누구나 쉽게 사진을 만들 수 없었던 시대였다.

이후 디지털카메라와 포토샵이 등장하면서 촬영과 보정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원하는 배경을 합성하려면 적절한 자료를 구하고, 인물의 경계를 정교하게 분리한 뒤 빛과 색을 맞추는 오랜 작업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제는 실제 배경을 준비하거나 별도의 배경사진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원하는 내용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과거에는 많은 시간과 기술이 필요했던 작업이 불과 수십 초 만에 가능해진 것이다.

사진 인생 4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느껴질 만큼 기술의 변화는 빠르다. 배경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그 결과는 사진의 가치와 사진가의 역할, 그리고 사진업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편리함과 함께 커지는 책임

인공지능은 사진가의 표현 영역을 넓혀주는 유용한 도구다. 촬영 장소와 제작비의 제약을 줄이고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더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게 한다. 사진가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감각에 새로운 기술을 더한다면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결과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얼굴과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거나 사실과 다른 장면을 실제처럼 만들어 유포할 수도 있다. 창작자의 저작권과 초상권을 침해하고 허위정보나 조작된 이미지를 만드는 등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AI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뿐만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도 되는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실제 촬영과 AI 생성 또는 합성의 범위를 정직하게 밝히고, 인물의 동의와 저작권을 존중하며, 결과물에 책임지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번 작업 역시 촬영 당사자인 이홍주 가수의 허락을 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진행했다. AI 시대에는 이러한 동의와 책임의 과정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사진진흥법과 사진계가 준비할 일

사진진흥법이 통과·공포되고 시행을 앞둔 지금, 사진계도 새로운 기술환경에 맞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사진을 문화예술로 진흥하는 일과 함께 AI 생성 이미지의 표시, 사진가의 저작권과 초상권 보호, 창작물의 정당한 이용과 보상, 사진업 종사자의 교육과 전환 지원에 관한 책임 있는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특히 오랫동안 사진관과 스튜디오를 운영해 온 소상공인 사진가들은 AI의 발전을 바라보며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작업시간을 줄이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의 가치가 낮아지거나 생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그 불안한 마음에 충분히 공감한다. 변화가 빠르다고 해서 모든 사진인이 같은 속도로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게 공부와 변화를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회와 정부가 현장에 필요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사)한국프로사진협회(회장 이경희)의 임원으로서 나 역시 이러한 변화 앞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협회는 회원들에게 AI 활용 기술만 가르치는 것을 넘어 저작권과 초상권, 창작윤리, AI 활용 표시와 고객 보호에 관한 기준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사진업 소상공인들이 변화 속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현실적인 교육과 정책, 공동사업도 마련해야 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진을 대하는 마음

오늘날에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모든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다. 사진은 더 이상 일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소통, 문화와 생활을 이어주는 가장 가까운 매체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AI 또한 사람을 속이거나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수단이 아니라 문화예술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을 돕는 도구로 사용돼야 한다. 가족의 소중한 기억을 아름답게 남기고, 창작자의 상상력을 넓히며,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사진이 어떤 세상을 맞이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금 당장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하지는 않는다. 다만 변화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배우고 익히고 적응하면서, 사진가가 지켜야 할 가치와 책임을 함께 고민하려 한다.

 

40년 동안 쌓아온 촬영 경험과 새로운 AI 기술을 조화롭게 활용해 고객에게 더 좋은 사진을 제공하고 싶다. 기술을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거부하기보다 올바르게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하며, 사진인들이 서로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AI가 사진가를 밀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사진가의 경험과 창의성을 더 넓게 펼쳐주는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도 생업에 대한 불안을 함께 이겨내며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글·사진  나영균
(사)한국프로사진협회 기획위원장 · 한국사진뉴스 대표

 

나영균 기자  siss4779@nate.com

<저작권자 © 한국사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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